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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8 본문
참 어둑한 낮.
#화폐박물관
한국은행 옛건물은 그 하나로도 이미 욕망의 표상이다.
한 부족이 다른 부족에게 자리를 내어준 시간 동안 일어난 역사가 박물된 장소다.
그 공간을 거의 독점하며 관람할 수 있었던 건 특권이다.
나올 때쯤 보게된 2~3명의 관람객이 전부.
물체로서 화폐가 순식간에 사라지고 있는 세상에서 화폐박물관 방문은 내게 너무 흥분되는 일이었다.
#대표성
대표성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저번엔 박물관에서 피에서 돈으로 중심이 이동하는 것을 보았다.
그 돈을 관찰하다보니, 권위에서 대표로 중심이 이동하는 것이 보였다.
화폐에 그려진 것은 왕가의 문장이나 권위자의 얼굴, 권위적 이념의 상징물들이었는데 태초의 것부터 근대의 것까지도 그랬다.
대표하는 것으로서 '그곳만의 것' 혹은 '그곳에서 시작된 것'들도 자리를 차지했다.
#페르소나
표본의 모집단에 대한 대표성을 확보하는 통용되는 1000내외의 최소크기,
쿼타의 대표성을 확보하는 30정도의 최소크기를 가지고 그 세분집단을 대표하는 페르소나가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100만, 200만의 팔로워를 가진 유명인사는 직접적으로 정치적인 견해를 내세우지 않지만,
문화적으로 확장해 지구적인 팔로워를 가지고 있는 인간을 가진 국가는 그 인간병기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균형을 움직이는 수단이다.
#위임게임
대표성은 그 자체로도 힘이 있다.
중요한 점은 '위임'이 대표성의 전제라는 것.
어떤 욕망을 위임받아 대표성을 가졌느냐에 따라서 그 개인 브랜드, 혹은 페르소나의 가치가 달라진다.
정치, 연예, 경제 장르가 달라보이지만 각자 다른 유닛으로 대표성을 부여한다.
크게보면 '위임 게임'이다.
#획일성
놀랍도록 닮아있었다. 닮아가고 있었다.
저장, 교환, 운반 등의 기능을 했지만, 아무래도 교환에서 비롯된 형식의 획일성일 것이다.
일본의 화폐는 고대부터 중세까지 형태와 소재까지 모두 다양했지만 불과 몇 백년 전 통일되었다.
그 형식은 원형의 동전, 네모난 지폐.
#교환근거
화폐 교환의 근거는 희소재에서 한 국가의 총제적인 힘으로 무형화됐고, 이제 한 세기를 채워가고 있다.
브레튼우즈 체제로 영국에서 미국으로 그 권력균형이 이동한 이후로 지구적 단위의 금융시장이 자리잡았고,
무역 물품의 대가로서 화폐는 패권국가가 가치를 조절하는 조공의 다른 모습이다.
#프로모션 매체로서의 화폐
현대에 들어서 기념하기 위해 생겼다가 다시 주조된 것에 대한 사용이 줄어들면서 사라지는 듯하다.
보통의 Denomination과 달리 '3'달러 지폐에 새겨진 쿠바 화폐 속 체 게바라는 그 일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