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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owledge Thief

그 영화, 잘 될지 떡잎부터 알아볼 수 있을까

Jin_x 2023. 6. 16. 15:07

떡잎부터 알아볼 수 있을까.

시놉시스/스크립트에서 박스오피스까지.

 

보통은 '이 영화에, 이 감독에게 투자해도 될까'의 결정(Green-lighting)을 영화 판에서 잔뼈굵은 경력자의 직관에 의존하고 있다.

그 직관이 옳았는가 사후검증을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더 나은 새로운 방법이 있지 않겠냐 하는 질문에서 시작된 논문을 읽게 됐다.

 

2007년 논문인데, 81개를 표본으로 했다.

Median ROI(중박) 이상이냐 아니냐의 정확도는 74% 정도라 하고.

Appendix를 살펴보니 5-point likert scale로 스크립트를 평가했기 때문에 여전히 평가자 주관에 얽매인 면이 있지만,

밀실의 몇 안되는 사람의 직관보다는 이유를 발라내서 보기가 쉬운 편이다.

 

앞으로 LLM의 NLP로 평가자의 편향을 줄이고 예측력을 향상할 수 있을 것 같다.

투자자가 '그린라이트'를 보낼지 참조점이 될 수 있을 텐데.

한편으로는 창작자에게도 해당하는 변수에 있어서 만큼은 어떤 최소규준점이 될 것, 그것을 따르든 반대로 향하든. 

 


 

A. Semantic 변수

1) 문자 수 (NCHAR) : 3269

2) 단어 수 (NWORD) : 740

3) 문장 수 (NSENT) : 43

4) 수동태 문장 비율(PASSIVE) : 2%

5) 단어당 글자 수(CHARPERWD) : 4.2

예시 : <A walk to remember>, IMDB 7.3/10, Rotten tomatoes 27%.

 

B. Content/Genre 변수

0) 장르 5개 범주 : { 코미디, 액션, 드라마, 스릴러, 호러 } 

1) 명확한 전제(CLRPREM): 스토리에는 청중에게 중요한 명확한 전제가 있는지

2) 친숙한 설정(FAMSET): 이야기의 설정이 친숙한지

3) 초기 노출(EAREXP):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가 스토리 초반에 나오는지.

4) 우연 회피(COAVOID): 스토리는 논리적인 인과 관계를 따르는지, 우연은 피하는지

5) 상호 연결(INTCON): 각 장면 설명은 플롯을 발전시키며 중심 갈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6) 놀라움(SURP): 스토리에 놀라움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만 문맥과 자체 규칙 내에서 논리적인지

7) 기대감(ANTICI): 독자가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도록 유도하는지

8) 플래시백 회피(FLHAVOID): 스토리에 플래시백 시퀀스를 포함하지 않는지

9) 선형 타임라인 (LINTIME): 스토리가 시간 순서대로 전개되는지

10) 명확한 동기 (CLRMOT): 스토리의 주인공은 명확한 외부 동기 (영화가 끝날 때까지 달성하고자하는 것)를 가지고 있는지

11) 다차원적 영웅 (MULDIM): 영웅의 여러 차원이 탐구되는지

12) 강력한 숙적 (STRNEM): 이야기에 강력한 숙적이 있는지

13) 동정심 많은 영웅 (SYMHERO): 영웅은 용기를 발휘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지 : 착함/다정함, 재미있음/유머러스함, 유능함/힘을 가지고 있음

14) 논리적 캐릭터(LOGIC): 주인공의 행동은 캐릭터의 특성을 고려할 때 논리적인지. 때때로 놀라움을 주지만 믿기는지.

15) 캐릭터 성장 (CHARGROW): 갈등은 주인공을 변화시킬 만큼 중요한지

16) 중요한 갈등 (IMP): 이야기에 매우 명확한 갈등이 있으며 감정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지

17) 다차원적 갈등(MULCONF): 중심 갈등이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되는지

18) 갈등 빌드 (BUILD): 영웅은 일련의 장애물에 직면하는지. 연속되는 각 장애물은 이전 장애물보다 더 크고 도발적인지.

19) 갈등 고착 (LOCKIN): 주인공은 영화 초반에 갈등에 갇혀 있는지

20) 모호하지 않은 해결 (RESOLUT): 마지막에 주인공과 적의 대결을 통해 갈등이 명확하게 해결되는지

21) 논리적 결말 (LOGICEND): 결말이 논리적이고 믿기는지

22) 서프라이즈 엔딩 (SURPEND): 결말에 놀라움이 있고 예상치 못한 결말인지

 

C. Word(단어집합) 요인

1) 대화 장면 (e.g. 말함, 서로 이야기, 알려줌, 물어봄)

2) 폭력적인 장면 (e.g. 열림, 문, 발사, 죽음)

 

부트스트래핑 CART 트리 n=1000.

폭력성(暴力性)을 분출, 해소, 관음하는 장치 혹은 도구로서의 영화.

그 기능이 대화보다 혹은 대화만큼 잘 팔리는지의 척도로서 중요하며,

잘 팔리는(over median ROI) 편에 속할지를 예측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

 

한편 타자로부터 촉발된 사건으로 발화, 상황-반응형 발화,

혹은 나아가 피학성까지도 포괄하는 '수동태' 문장이 ROI의 예측력이 높은 수준으로 드러난 점.

 

이 변수들을 자극-반응 모형과 Transcend 모형을 참고해서 다시 보면,

- 해를 입히거나 상처를 줄 의도로서 행사되는 직접적(인위적) 폭력(=Word 2 factor),

- 영상 속 주체(Protagonist)가 '의도한 바 없이', 어쩌면 관습적이며, 누구나 속해 있으나 상처를 입는 구조적(간접적) 폭력(=% Passive A), 그리고 더 폭넓게는 좋거나 옳거나 아름다운 것으로 '정당화'되어 해를 입히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문화적 폭력(=% Passive B)으로 재분류 해볼 수 있다.

 

인식-반응 과정에서 기대불일치, 불만족, 그리고 갈등, 그 갈등의 불균형에서 촉발되는 폭력이 그려진다.

그 속에서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 혹은 대화하게되는 상황이 필연적이다.

직접 뱉어내는 대사가 아니더라도 그를 포함해 스크립트가 담아내도록 놓여진 것들(Mise-en-Scène) 말이다.

 


 

관람되는 자에서부터 관람하는 자으로 초점을 잠깐 옮겨본다면,

욕망과 욕구와 욕동을 단념하거나 억압해온 사람들의 내적 갈등에서 관람하기까지의 그 발아점을 찾아볼 수 있겠다.

공격하려는 본능이 반대로 공격당해온 바, 그 충족시키지 못한 관람하는 자의 통제된 본능의 배출구가 어떤 영화는 된다.

 

ROI 중위값을 넘는, 소위 중박 이상의 영화에 대한 그런 관람이 억압된 폭력성의 대리만족을 위한 표현행위라고 할 때,

관람하는 자들이 억압되어있을수록, 억압된 부분을 적확히 해소시킬수록 더 그런 영화를 갈구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전제의 선명성, 이야기의 논리성과 두괄성, 지나친 우연성의 회피는 통제된 본능으로부터 통제하려는 본능으로 회귀하려는 관람자의 욕망의 조절변수가 되어준다.

 


스크립트는 한편의 영화가 관람자에게 관람되기까지의 극히 일부 챕터(Pre-production phase에서도)에 불과하다.

흥행을 결정하고 높은 ROI를 기록하는 컨텐츠를 결정하는 변수는 이 논문에서 언급된 수십가지 외에도 고려될 것이 한참 많다.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가. 어떻게 이야기를 할 것인가.

두 가지 뼈대가 되는 질문을 어느 방향에서만큼은 괜찮게 대답하도록 길을 내어준 논문을 읽게 되었다.

 

그 영화는 어떤 폭력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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