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chive.
그 영화, 잘 될지 떡잎부터 알아볼 수 있을까 본문
떡잎부터 알아볼 수 있을까.
시놉시스/스크립트에서 박스오피스까지.
보통은 '이 영화에, 이 감독에게 투자해도 될까'의 결정(Green-lighting)을 영화 판에서 잔뼈굵은 경력자의 직관에 의존하고 있다.
그 직관이 옳았는가 사후검증을 하는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더 나은 새로운 방법이 있지 않겠냐 하는 질문에서 시작된 논문을 읽게 됐다.
2007년 논문인데, 81개를 표본으로 했다.
Median ROI(중박) 이상이냐 아니냐의 정확도는 74% 정도라 하고.
Appendix를 살펴보니 5-point likert scale로 스크립트를 평가했기 때문에 여전히 평가자 주관에 얽매인 면이 있지만,
밀실의 몇 안되는 사람의 직관보다는 이유를 발라내서 보기가 쉬운 편이다.
앞으로 LLM의 NLP로 평가자의 편향을 줄이고 예측력을 향상할 수 있을 것 같다.
투자자가 '그린라이트'를 보낼지 참조점이 될 수 있을 텐데.
한편으로는 창작자에게도 해당하는 변수에 있어서 만큼은 어떤 최소규준점이 될 것, 그것을 따르든 반대로 향하든.
A. Semantic 변수
1) 문자 수 (NCHAR) : 3269
2) 단어 수 (NWORD) : 740
3) 문장 수 (NSENT) : 43
4) 수동태 문장 비율(PASSIVE) : 2%
5) 단어당 글자 수(CHARPERWD) : 4.2
예시 : <A walk to remember>, IMDB 7.3/10, Rotten tomatoes 27%.
B. Content/Genre 변수
0) 장르 5개 범주 : { 코미디, 액션, 드라마, 스릴러, 호러 }
1) 명확한 전제(CLRPREM): 스토리에는 청중에게 중요한 명확한 전제가 있는지
2) 친숙한 설정(FAMSET): 이야기의 설정이 친숙한지
3) 초기 노출(EAREXP):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가 스토리 초반에 나오는지.
4) 우연 회피(COAVOID): 스토리는 논리적인 인과 관계를 따르는지, 우연은 피하는지
5) 상호 연결(INTCON): 각 장면 설명은 플롯을 발전시키며 중심 갈등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6) 놀라움(SURP): 스토리에 놀라움의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만 문맥과 자체 규칙 내에서 논리적인지
7) 기대감(ANTICI): 독자가 다음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도록 유도하는지
8) 플래시백 회피(FLHAVOID): 스토리에 플래시백 시퀀스를 포함하지 않는지
9) 선형 타임라인 (LINTIME): 스토리가 시간 순서대로 전개되는지
10) 명확한 동기 (CLRMOT): 스토리의 주인공은 명확한 외부 동기 (영화가 끝날 때까지 달성하고자하는 것)를 가지고 있는지
11) 다차원적 영웅 (MULDIM): 영웅의 여러 차원이 탐구되는지
12) 강력한 숙적 (STRNEM): 이야기에 강력한 숙적이 있는지
13) 동정심 많은 영웅 (SYMHERO): 영웅은 용기를 발휘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지 : 착함/다정함, 재미있음/유머러스함, 유능함/힘을 가지고 있음
14) 논리적 캐릭터(LOGIC): 주인공의 행동은 캐릭터의 특성을 고려할 때 논리적인지. 때때로 놀라움을 주지만 믿기는지.
15) 캐릭터 성장 (CHARGROW): 갈등은 주인공을 변화시킬 만큼 중요한지
16) 중요한 갈등 (IMP): 이야기에 매우 명확한 갈등이 있으며 감정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지
17) 다차원적 갈등(MULCONF): 중심 갈등이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되는지
18) 갈등 빌드 (BUILD): 영웅은 일련의 장애물에 직면하는지. 연속되는 각 장애물은 이전 장애물보다 더 크고 도발적인지.
19) 갈등 고착 (LOCKIN): 주인공은 영화 초반에 갈등에 갇혀 있는지
20) 모호하지 않은 해결 (RESOLUT): 마지막에 주인공과 적의 대결을 통해 갈등이 명확하게 해결되는지
21) 논리적 결말 (LOGICEND): 결말이 논리적이고 믿기는지
22) 서프라이즈 엔딩 (SURPEND): 결말에 놀라움이 있고 예상치 못한 결말인지
C. Word(단어집합) 요인
1) 대화 장면 (e.g. 말함, 서로 이야기, 알려줌, 물어봄)
2) 폭력적인 장면 (e.g. 열림, 문, 발사, 죽음)
폭력성(暴力性)을 분출, 해소, 관음하는 장치 혹은 도구로서의 영화.
그 기능이 대화보다 혹은 대화만큼 잘 팔리는지의 척도로서 중요하며,
잘 팔리는(over median ROI) 편에 속할지를 예측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
한편 타자로부터 촉발된 사건으로 발화, 상황-반응형 발화,
혹은 나아가 피학성까지도 포괄하는 '수동태' 문장이 ROI의 예측력이 높은 수준으로 드러난 점.
이 변수들을 자극-반응 모형과 Transcend 모형을 참고해서 다시 보면,
- 해를 입히거나 상처를 줄 의도로서 행사되는 직접적(인위적) 폭력(=Word 2 factor),
- 영상 속 주체(Protagonist)가 '의도한 바 없이', 어쩌면 관습적이며, 누구나 속해 있으나 상처를 입는 구조적(간접적) 폭력(=% Passive A), 그리고 더 폭넓게는 좋거나 옳거나 아름다운 것으로 '정당화'되어 해를 입히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문화적 폭력(=% Passive B)으로 재분류 해볼 수 있다.
인식-반응 과정에서 기대불일치, 불만족, 그리고 갈등, 그 갈등의 불균형에서 촉발되는 폭력이 그려진다.
그 속에서 등장인물들 간의 대화 혹은 대화하게되는 상황이 필연적이다.
직접 뱉어내는 대사가 아니더라도 그를 포함해 스크립트가 담아내도록 놓여진 것들(Mise-en-Scène) 말이다.
관람되는 자에서부터 관람하는 자으로 초점을 잠깐 옮겨본다면,
욕망과 욕구와 욕동을 단념하거나 억압해온 사람들의 내적 갈등에서 관람하기까지의 그 발아점을 찾아볼 수 있겠다.
공격하려는 본능이 반대로 공격당해온 바, 그 충족시키지 못한 관람하는 자의 통제된 본능의 배출구가 어떤 영화는 된다.
ROI 중위값을 넘는, 소위 중박 이상의 영화에 대한 그런 관람이 억압된 폭력성의 대리만족을 위한 표현행위라고 할 때,
관람하는 자들이 억압되어있을수록, 억압된 부분을 적확히 해소시킬수록 더 그런 영화를 갈구한다는 것을 알게된다.
전제의 선명성, 이야기의 논리성과 두괄성, 지나친 우연성의 회피는 통제된 본능으로부터 통제하려는 본능으로 회귀하려는 관람자의 욕망의 조절변수가 되어준다.
스크립트는 한편의 영화가 관람자에게 관람되기까지의 극히 일부 챕터(Pre-production phase에서도)에 불과하다.
흥행을 결정하고 높은 ROI를 기록하는 컨텐츠를 결정하는 변수는 이 논문에서 언급된 수십가지 외에도 고려될 것이 한참 많다.
하지만 무슨 이야기를 할 것인가. 어떻게 이야기를 할 것인가.
두 가지 뼈대가 되는 질문을 어느 방향에서만큼은 괜찮게 대답하도록 길을 내어준 논문을 읽게 되었다.
그 영화는 어떤 폭력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가?
함께 볼 만한 것들
- From Story Line to Box Office: A New Approach for Green-Lighting Movie Scripts https://pubsonline.informs.org/doi/abs/10.1287/mnsc.1060.0668
- 갈퉁의 폭력과 평화 - 폭력의 삼각형 https://m.blog.naver.com/alchan16/221296399482
- 갈텅, 킹 그리고 간디를 통해 본 문화적 폭력 https://apil.or.kr/news/2787
- Analyzing Movie Scripts as Unstructured Text https://ieeexplore.ieee.org/abstract/document/7944946
- S, 프로이트 [문명 속의 불만] "리비도와 타나토스의 투쟁" https://www.youtube.com/watch?v=PK0QaWndr8c
'Knowledge Thief'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구와 오브제를 창조하는 젊은 디자이너 6인 (Vogue) (0) | 2023.07.08 |
---|---|
20세기를 풍미한 라운저 클래식 9선 (0) | 2023.07.08 |
일하는 정체성 - 경력 재창조를 위한 9가지 색다른 전략 (0) | 2023.05.14 |
🪐시의성 없으면 시체. 제정임 교수의 조언. (0) | 2023.04.03 |
🧲나영석PD와의 대화록 (2) | 2023.04.03 |